2달 전 6살 딸 아이에게 자전거를 사주었습니다.
이왕이면 오래 오래 타길 바라는 부모의 욕심에 자전거 페달에 간신이 발이 닿을 정도로 다소 큰 자전거를 사줬습니다.
그랬더니 처음에는 몸을 흔들 흔들 거리며 간신히 간신히 페달을 밟으며 힘겹게 자전거를 타더니만, 최근에는 뛰어가지 않으면 쫓아갈 수 없을만큼 잘 타게 되더군요.
그 2달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키도 조금 자라서 안정감 있게 페달에 발을 얹을 수 있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자전거를 잘 탈 수 있는지를 터득해서인지 이제는 나름 속도를 내면서 자전거를 잘 탑니다.
자전거 타기에 재미가 붙었는지 요즘엔 틈만 나면 자전거 타러 나가자고 조릅니다.
대략 20분에서 30분 정도로 1주일에 너댓번은 자전거를 타러 나갑니다.
자전거 타는것 자체도 재미있어 하지만 자전거 타러 밖에 나갔을 때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에 들렸다가 동네 슈퍼 혹은 빵가게도 들려 딸아이가 즐겨 먹는 간식을 사 먹는게 좋아서인지 더욱 더 나가고 싶어하는가 봅니다.
퇴근하고 집에 갔더니 어김없이 밖에 나가 자전거를 타자고 조르더군요.
후다닥 저녁을 먹고 자전거를 가지고 나갔습니다.
아파트 단지를 자전거로 돌면서 놀이터에서 그네, 시소, 미끄럼틀을 타는 코스를 한바퀴 돌고 동네 빵집에 들려서 본인이 좋아하는 꽈베기를 사서 먹으면서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향했습니다.
딸아이 입장에서는 놀이터에 빵집을 거치는 자전거 타기 코스를 완벽하게 돈 셈이죠.
기분이 좋았는지 집에 돌아가는 길에 속도를 내서 앞으로 쭉쭉 나가더군요.
자전거를 타고 가는 딸아이의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우리 딸 많이 자랐네'
하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지금은 뛰어가면 딸의 뒤를 잡을 수 있지만 조만간 열심히 뛰어도 딸 아이를 쫓아가지 못하고 뒷모습을 바라봐야만 하는 시기가 오래지 않아 오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지나더군요.
물론 흘러가는 시간을 잡을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흘러가는 시간을 무의미하게 흘려버리면 안됩니다.
그럼 과연 '나는 그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있는가?' 라고 묻는다면
자신있게 '그래요.' 라고 대답하지 못합니다.
물론 딸아이와 함께 보낸 자전거를 탄 이 시간이 무의미 하다는 의미로 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흘러가는 이런 시간들이 좀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쳐지나간 시간을 기억하고자 이 글을 쓸 생각을 했습니다.
잠깐 스쳐지나간 저의 이런 느낌을 글로 기록하여 딸아이가 나중에 더 커서 이 글을 읽고 제 감정을 조금이라도 알아주는 미래의 어느날이 온다면,
딸아이와 함께 자전거를 탄 5월의 30분.
이 작은 추억으로 남은 이 짧은 시간이 의미 있는 큰 추억의 긴 시간으로 변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