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에 트램폴린 카페가 오픈 해서 딸아이와 함께 아침 일찍 갔습니다.
이른 시간인데 예상 했던거 보다 사람이 꽤 많아서 한 번 놀라고, 좋은 시설에 두 번 놀랐습니다.
어렸을 때 천막안에 들어가 맨발로 방방이를 뛰며 놀던 제 기억속에 있던 트렘폴린 놀이 시설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다소 충격적이였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이 방방이를 뛰며 편히 뛰어 놀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더군요.
첫째 딸은 아빠를 닮는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제 딸아이는 저랑 판박이 입니다.
그래도 예쁜 와이프의 유전자로 인해 저 보다는 훨씬 업그레이드 된 외모를 가져서 그래도 다행이지만 말입니다.
겉모습 뿐만 아니라 낯을 가리는 성격도 저를 닮았습니다.
처음 가본 곳,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쭈뼛쭈뼜거리는 모습을 보면 어렸을 때 저를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킵니다.
그런데 트램폴린 카페에서는 비슷하지만 좀 다른 겉모습처럼 낯을 많이 가리는 저와는 다른 딸아이의 성격을 보게 되었습니다.
저는 어렸을 때부터 30중반인 지금까지도 다른 사람들과 금방 친해지지 못하고 관계를 트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딸아이는 그렇지 않더군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환경에 적응하더니만 한 명 두 명 친구를 사귀어서 마치 오래전 부터 알고 지낸 친구처럼 정말 신나게 놀더군요.
딸아이가 나를 닮았지만 낯을 가리기만 하는게 아니다라고 깨닫는 순간이였습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불현 듯 아내가 떠올랐습니다.
저랑 다르게 아내는 주변 사람들과 금방 친해지는 사교적인 성격입니다.
딸아이가 보여주는 모습은 바로 아내에게서 볼 수 있던 모습입니다.
얼굴 위쪽은 저를 닮고 아랫쪽은 아내를 닮은 딸아이의 외모처럼
처음 오는 장소에서 낮을 가리는 모습은 저를 보는 듯 하고,
모르는 아이들과도 금새 친해지는 모습은 아내를 보는 듯 한 딸아이를 행동을 보니 유전자의 힘은 꽤 대단하구나 하고 새삼 느꼈습니다.
마치 클럽을 연상케하는 트램폴린 카페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의 모습은 많이 변했지만
저랑 아내의 성격을 반반씩 닮은 딸아이의 모습처럼
대물림이라는 사람의 본질적인 모습은 변하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 하루 였습니다.